본문 바로가기

생생 정보통/유쾌한 '물류&유통' 이야기

영글로비스 꽃배달의 신세계를 경험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위 구절 한번쯤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것은 바로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1위로도 뽑힌 김춘수의 ‘꽃’ 중 일부입니다. 이 시가 유명해지게 된 것은 시인의 뛰어난 감성도 있지만, 시의 대상인 꽃이 가진 힘 때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작은 꽃 하나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법 같은 힘! 그 힘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날 꽃 선물을 하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화를 선물하기 위해선 반드시 당일 날 꽃집에서 직접 사서 주어야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저 역시도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선뜻 꽃 선물을 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취재를 하면서 그러한 저의 생각이 엄청난 편견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쯤 되면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제가 어떤 취재를 다녀왔는지 아실 수 도 있는데요. 바로바로 ‘온라인 꽃 배달’입니다! 사실 온라인으로 꽃을 배달시킨다면 물도 없는데 중간에 상하지는 않을까? 꽃이 과격한 배달과정에서 손상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인데요. 이러한 걱정은 이제 No! 고객의 손에 싱싱한 꽃을 안겨드리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취재했습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그 유통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와중에 이번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엄청난 물량의 꽃을 만들고 배송하는 업체 <The 꽃장수>의 1일 아르바이트를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가시조차 제거되지 않은 약 1만송이의 꽃이 아름답게 포장되어 나갈 수 있도록 장장 7시간동안 약 8,9개의 단계에 참여하면서 유통의 A to Z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5월 6일 오전 9시! 전날 공지 받은 대로 봉화산역 바로 앞에 위치한 신내동우체국 2층에서 아름다운 꽃들과의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형형색색의 꽃과 그 향기에 취해서 정신이 팔려있을 찰나에게 저희에게 주어진 첫 미션! 바로 1만여 송이, 500개의 상자에 들어갈 꽃들을 다듬어라! 이때 약 20명이서 힘을 합치면 금방 끝날 쉬운 작업이라고 얕보았던 저의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었음을 알게되는데...





<출처: 본인촬영>

 

먼저 플로리스트 1분과 일반 아르바이트생 5명이 한조가 되어서 플로리스트분의 지시에 따라서 천천히 꽃의 가시제거 과정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꽃의 포장에 들어가는 샤만트장미, 미스티블루, 레드폴 장미를 비롯해 우리에게 익숙한 카네이션까지 약 10가지 꽃 종류의 가시를 제거해보았습니다. 꽃의 가시제거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는데요, 구멍이 있는 가시제거기의 구멍부분에 식물의 줄기부분을 넣고 밑으로 쭉 잡아당기면 저절로 가시가 제거되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할 점이 2가지 정도 있었는데요. 가장 먼저 모든 꽃에 해당되지만 특히 카네이션 같은 경우에는 줄기부분이 연약해서 가시제거기로 제거할 때 부러지지 않게 특별히 조심히 다뤄야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장미의 가시인데요, 장미의 가시에 찔려본 1인으로서 장갑을 끼고 찔려도 매우 아픈 경험이었습니다. 때문에 장미의 가시를 제거할 때에는 반드시 가시가 없는 꽃의 바로 아래 목 부분을 손으로 잡고 제거해야합니다. 이렇게 가시를 완전히 제거하고 난 꽃들의 줄기 끝부분을 사선으로 잘라놓으면 다듬기 과정이 완성됩니다. 끝부분을 사선으로 자르는 것은 물을 조금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하네요.

 

 





가시제거기

<출처: 본인촬영>

 




가시를 제거하는 모습

<출처:본인촬영>


 



가시가 완전히 제거된 카네이션

<출처:본인촬영>


다듬기가 완성된 꽃들은 이제 초보인 저희의 손을 떠나서 전문 플로리스트들에게로 넘어갑니다. 플로리스트들은 ‘THE 꽃장수’에서 요구하는 꽃의 조합에 따라서 5개에서 6개 정도의 꽃을 아름답게 배열해서 꽃다발을 만들어주십니다. 여기서 부터가 중요한 부분인데요. 만들어주신 꽃다발이 시들지 않고 싱싱하게 배송되기 위해서 오아시스라는 인공토양을 꽃다발 밑에 꽂아주어야 합니다.

 

 

 



플로리스트의 손에서 완성된 꽃다발

<출처:본인촬영>

 





오아시스를 8개로 자르는 과정

<출처:본인촬영>


이렇게 스펀지처럼 생긴 오아시스를 8개의 큐빅 모양으로 나누어서 자르고 이것에 충분히 물을 적신 후 꽃다발을 꽂아주면 싱싱한 꽃이 배송될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다듬고 플로리스트의 손에서 아름다운 꽃다발로 만들어져 오아시스까지 꽂아진 꽃들은 이제 옷을 입으면서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질 차례입니다. 가장 처음에는 이 다발을 흰색 습지로 감싸고 앞부분을 셔츠 깃처럼 만들어줍니다. 그 다음에는 아이보리색 종이로 감싸주고 아랫부분을 빵끈으로 고정시킨 후 리본으로 묶어주면 포장 완성! 이렇게 말로 표현하면 매우 쉬워 보이지만, 손이 섬세하지 못한 저는 이 단계에서 매우 애를 먹었답니다.

 


 


흰색 습지로 꽃다발을 감싸는 모습

<출처:본인촬영>

 



노란색 종이로 꽃다발을 감싸는 모습

<출처: 본인촬영>

 



완성된 꽃다발

<출처: 본인촬영>

여기까지 만들어진 꽃다발 자체에는 더 이상의 추가적인 과정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이 다발이 안전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가장 먼저 준비된 박스에 꽃다발과 이것이 싱싱하게 운반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드라이아이스를 담습니다. 여기에 ‘The 꽃장수’에서 제공하는 유리 화병을 담는데요. 유리 화병 역시 깨질 위험이 있으니 종이 포장지로 한 번 더 감싸고 넣습니다.

 

 




유리화병이 깨지지 않도록 감싸는 모습

<출처:본인촬영>

이렇게 이 모든 것을 담고 The 꽃장수의 회사 운영이념을 적은 팜플렛을 넣으면 1차 포장까지 완성! 휴우 이제 거의 다와 가는데요.

 

!


완성된 박스포장의 모습

<출처:본인촬영>

이제는 이 박스를 완전히 감싸는 포장재인 보냉팩의 포장과정이 남아있습니다. 보냉팩은 박스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면서 또 안에 들어있는 드라이아이스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냉팩 포장이 완료된면 꽃이 뒤집어져서 운반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박스의 윗면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여야합니다. 택배기사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멘트를 잊지 않는 센스 역시 스티커에 담겨있었는데요. 저는 장장 3시간동안 300개에 육박하는 박스의 보냉팩 포장과 스티커 붙이기를 하면서 완전한 ‘포장의 달인’으로 거듭났다는 후문이..

 

 




보냉팩과 스티커

<출처:본인촬영>





쌓인 보냉팩들

<출처:본인촬영>

 

 


이렇게 2차 포장까지 끝난 박스들은 이제 고객 한명 한명의 마음을 담아서 전국으로 운반됩니다. 내가 포장한 꽃들을 받고 기뻐할 사람들의 얼굴을 생각하면서 1만송이 꽃 포장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취재를 통해서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다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꽃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비단 꽃 자체뿐만 아니라, 이 꽃을 주문하는 사람의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대변해 정성을 다해 꽃을 포장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올 봄 그 마음을 전할 사람들에게 꽃 선물 한 번하는 것 어떨까요? 이상 영글로비스 김가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