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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미투운동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MeToo)은 미국에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입니다. 2017년 10월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폭로하고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게 된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출발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서지현 현직 검사가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며 시작한 운동입니다. 미투 운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여성운동!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첫 여성운동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아볼까요?








신여성의 사전적 의미는 ‘개화기 때, 신식 교육을 받은 여자’라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하여 20세기 초 일본과 아시아 국가에서 사용됐습니다. 신여성은 기본적으로 여성에 대한 사회 정치적, 제도적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근대기 새로운 여성상을 의미합니다. 개화기 전 혹은 아직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들은 구여성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수동적인 삶을 사는 ‘구여성’에서 벗어나 ‘신여성’이 되는 것은 그 당시 선망의 대상이면서도 편견과 조롱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모습 때문에 그리고 상품화 되는 여성의 사회적 특성 때문이었지요.





20세기에 등장한 신여성은 21세기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활동을 했고 이는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먼저, 조혼이나 매매혼을 하던 시대에 ‘자유연애’, ‘자유결혼’이라는 새로운 사상이 등장했습니다. 타인에 의해 의무적으로 하는 결혼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었죠. 그래서 이들은 자유연애와 자유결혼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찾아 살아갔습니다. 예를 들어, 사별한 여자는 새롭게 사랑한 남자와 재혼을 하고 바람둥이 남편을 둔 부인은 남편과 이혼하고 새 가정을 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도 있겠네요.


여성교육은 1880년대 개화기를 거쳐, 애국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여성 중등교육기관이 설립되어, 여성을 ‘문명화된 국민’의 일원으로 교육했지요.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배움의 기회가 제공된 것입니다. 현재의 이화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가 그 역할을 했던 교육기관이었습니다. 과거,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현모양처 교육을 중심으로 정절, 순종, 근면 등을 규범으로 가르쳤던 근대기 여성교육과는 확연히 반대되는 기관이었죠. 




<출처: 본인촬영>




신여성은 잡지, 그림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드러냈습니다. 순종적이고 벌거벗은 여성을 그리는 과거의 전형적인 미인도에서 정면을 응시하는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화가는 나혜석입니다. 그녀는 여성 최초로 개인전을 연 화가이자 가부장제를 부정하고 금기를 깨뜨리는 글쓰기로 주목받은 소설가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음악가 이난영, 문학가 김명순, 여성운동가 주세죽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들은 현실을 비판하며 그들은 그들의 이념을 추구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보아 과거에 비해 사회 제도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여성이 조롱의 대상에서 벗어나고 중매결혼에서 해방되며 ‘현모양처’의 의무도 사라졌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상품화되고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들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은 피해자가 사회적 구조와 지위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곳곳에서 일어난 운동입니다. 


과연 20세기보다 우리는 더 평등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 표면적인 사회 분위기만 평등으로 보여지는, 속은 여전히 곪아있는 사회는 아닌지. 그리고 21세기의 우리는 그 부조리함에 맞서 우리의 신념을 추구하고 있는지. 미투운동의 종착점이 ‘펜스룰’의 대안이 아닌 남녀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되기 위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본 글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전시 중인 <신여성 도착하다(The Arrival of New Woman)>을 바탕으로 쓴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