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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정보통/유쾌한 '물류&유통' 이야기

물류의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가치 창출'

 

[출처 : pixabay]



'물류' 용어의 기원 아시는 분 흔치 않을텐데요. 물류는 1960년대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Physical Distribution’이란 말로 처음 등장하였으며, 영어 뜻 그대로 물적 유통이란 말로 일본에 전해졌습니다. 차후 물적 유통을 줄인 말로 ‘물류’라는 말이 탄생하였습니다. 물류는 본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재화가 이동하는 과정을 뜻하는 ‘협의의 유통’을 뜻하였지만, 근래에는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자,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뜻하는 ‘광의의 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류는 5R로서 정의 할 수 있는데요, 올바른 상품(Right product)를 필요한 시간(Right time)과 필요한 장소(Right place)에 적절한 가격(Right price) 및 적정한 조건(Right condition)으로 인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물류과정에서 생기는 효용은 크게 장소적 효용과, 시간적 효용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장소적 효용은 상품의 가치가 낮은 장소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는 효용이며, 주로 운송(물품의 이동)을 통해 나타납니다. 시간적 효용은 상품의 가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주로 보관활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두꺼운 옷을 여름에 생산하여 창고에 보관한 뒤 겨울에 파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물류활동의 가장 큰 목표는 비용절감과 소비자욕구충족입니다. 최적의 루트와, 운송수단, 거점을 선택하여 재화의 이동 상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안전하게 재화를 운송시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인데요. 앞서 설명한 비용절감과 소비자 욕구충족이라는 두 가지 동인에 의해 물류활동은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물류의 목표 이외에 한 가지 목표를 더 추가하고자 합니다. 바로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목표인데요. 물류활동을 하면서 비용절감, 소비자욕구충족을 이뤄내는 동시에 또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뜻합니다. 본 기사에서 뜻 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이란 기존 활동을 함과 동시에 의도 또는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제 3의 가치를 뜻합니다.

 

더 원활한 이해를 위해, 물류활동이 아닌 다른 활동에서 예시를 들자면 빅워크, 미네워터, 건강계단을 예시로 꼽을 수 있습니다. 빅워크(Big Walk)는 자체 개발한 어플을 켜고 10m를 걸으면 기부금 1원이 적립되는 형식으로, 걷기운동을 함과 동시에 기부가 되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적합한 사례입니다.

미네워터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수로 바코드 2개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본 상품 바코드와 동시에 상품 상단에 물방을 바코드가 존재하는데요. 미네워터를 구매할 때 물방울 바코드로 포스(POS)기에 인식하면, 상품이 금액이 100원 추가되며 이 100원은 물이 부족한 국가에 기부가 되는 형식입니다. 이 또한, 생수를 구매함과 동시에 기부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였으므로 좋은 예시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예시는 건강계단입니다. 건강계단으로 지정된 계단을 오르면 기부를 하는 형식으로 계단을 이용한 사람들은 단순히 이동의 목적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같이 행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적합합니다.


기존의 물류활동에도 ‘새로운 가치 창출’의 사례가 존재합니다. 다국적 가구 생산 기업 이케아(IKEA)는 물류혁신의 사례로도 유명합니다. 이케아의 물류 프로세스에서 저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케아는 판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가구를 완성품 형태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형태(Do It Yourself)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가구를 조립하는 대상은 주로 아버지로 가구를 조립할 때 아버지들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단순히 물류 비용절감의 목적으로 DIY상품을 판매했지만, 의도하지 않게 다른 곳에서 제 3의 가치가 발생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창고 적재 및 운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평면포장을 한 것 또한 판매자가 상품을 집까지 들고 가기 용이하게 함으로써 또 다른 가치를 창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pixabay]



IT물류 스타트업인 쉬포(Shippo)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물류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였습니다. 기존의 화물운송은 규모의 경제가 가장 잘 반영된 사례 중 하나로 운송량이 많아질수록 그 운임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의 경우 그 물량이 미미하여 아마존과 같은 대형 업체에 비해 높은 운임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준 것이 바로 쉬포입니다.

쉬포는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물량을 모아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뒤 운송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규모 전자상거래업체들은 기존보다 낮은 운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운송 포워딩과는 다르게 실제로 물량을 모으지 않고 가사의 창고에 물량을 모으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전 운송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물량을 모아준 대가로 운송사들에게 수수료를 받으므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매우 적합한 모형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를 예시로 들고자 합니다. 바나나는 생산지에서 덜 숙성된 상태로 선적되어 판매지에 공급됩니다. 운송 과정 중에 바나나가 숙성되기 때문인데요. 운송을 함과 동시에 상품의 가치가 상승하니, 물류의 ‘새로운 가치 창출’사례에 적합합니다.

위의 사례를 살펴보면 ‘새로운 가치 창출’은 비용절감이나 소비자욕구충족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들은 기존의 전통적 목표(비용절감, 소비자욕구충족)을 추구함과 동시에 또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 있어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눈앞의 목적만을 추구하는 운송, 보관, 포장이 아닌, 그 과정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저는 이 기사에서 물류와 관련된 ‘새로운 가치 창출’아이디어를 세 가지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선사, 항공사 등 운송사들의 ‘희망나무심기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운송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로 발전부분(33%)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운송부분에서 녹색물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희망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운송사들이 운송을 위탁하는 화주와 일정 거래규모를 달성할 때마다, 운송사와 화주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는 마케팅 전략이자 CSR사업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운송사는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어 매출상승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운송을 위탁하는 화주는 녹색물류를 실천하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범세계적으로 온실효과 완화에 도움이 되므로 일석삼조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운송을 위탁하고 행하는 것 뿐 만이 아니라, 나무를 심어 환경을 고려하며, 기업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니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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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기부하이패스’방법입니다. 운송부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도로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발전용 친환경연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연료를 발전소까지 운송함으로써 발생하는 온실가스배출량이 문제가 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부하이패스란 국내 널리 보급된 하이패스에 기부문화를 더한 것으로, 화물운송차량 또는 희망차량에 한해서 하이패스를 이용할 때마다 소액(100원 정도)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방식입니다. 기부된 금액은 녹색물류 실천을 위해 사용됩니다. 우리 주변에는 기부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방법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방법을 이용한다면 누구나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어 물류활동 중 기부의 기회를 제공하였으므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였다고 보기에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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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아이디어는 ‘눈높이 포장’입니다. 물류과정 중 포장은 상품을 안전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포장은 주로 상품위주의 포장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냉동식품의 경우 드라이아이스를 같이 포장하거나, 파손되기 쉬운 물품은 에어백을 같이 포장합니다. 기존의 포장방식이 상품위주인 것을 문제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한 상품위주포장방식에 소비자 위주의 포장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소비자가 상품을 맞이할 때 가장 처음 보게 되는 것은 ‘포장된 상품’입니다. 때문에 포장은 물류과정 중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유아용품 포장의 경우 흥미를 유발하는 그림을 삽입하거나 포장 자체를 놀이용품(퍼즐, 세계지도, 조립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품의 주된 소비자가 고 연령층이라면 포장에 표기되는 문자의 크기를 확대하거나, 포장해체에 소모되는 힘이 덜 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포장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의 만족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매출 상승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포장은 ‘새로운 가치 창출’에 있어 매우 적합한 수단이자 기회입니다.



물류는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행위, 자가용을 이용한 출퇴근, 대중교통, 택배서비스의 이용 등 우리 삶 속 상당부분은 물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류는 모든 산업의 동맥역할로서 세계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이 시점 그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물류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 D.파커는 물류를 ‘비용절감을 위한 최후의 미개척분야’로 정의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물류를 단순히 ‘비용절감 수단’이라는 경영전략 도구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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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조달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물류과정은 매우 많은 단계를 거치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물류 과정과 시간을 단순히 운송을 위한 지루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단계가 존재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물류를 통해 우리 사회 속 물류의 위상을 드높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D.파커의 말을 응용하여 ‘물류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최선의 미개척분야’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