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발! Young GLOVIS/리포터 활동 엿보기

한일 대학야구 꼴찌들의 진검승부, 과연 최후의 승자는?<서울대vs도쿄대>


 





 

야구장에 가본 적 다들 있으시죠?

위의 통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프로야구 관중 수는 작년 736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후반기 경기가 막 접어든 시점에서 관중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극적인 우승 이후, 프로야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며 ‘야구경기 관람’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또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면서 야구 팬들은 아침, 저녁으로 야구소식으로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게 되었답니다!

 


<출처 : 본인 촬영>



메이저리그, 프로야구의 인기를 뛰어 넘어 퓨처스리그(프로 2군 경기), 대학야구, 고교야구, 그리고 사회인야구 리그까지 다양한 리그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야구에 푹 빠진 여러분들을 위해, 한 가지 신선하고 흥미로운 야구경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공식경기에서 고작 1승 만을 올린 전국대학야구 최약체 서울대학교 야구부, 그리고 도쿄 6대학 야구연맹에서 꼴찌를 달리고 있는 도쿄대학교 야구부 간의 친선 교류전입니다. 과연 한국과 일본 대학야구 꼴찌들의 맞대결은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서울대학교 야구부는 1977년 재창단 이후 현재까지 공식 통산 전적이 1승 1무 320여 패에 이릅니다. 1950년 대에는 나름 우승도 일궈냈지만, 재창단 이후 불멸의 연패기록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이는 바로 엘리트 선수를 선발하지 않고, 순수 아마추어 선수로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9월 1일 전국대학추계리그에서 송원대를 상대로 거둔 2:0 승리가 유일하며, 이외 모든 경기에서 전패(全敗)하며 대학야구리그 퇴출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쿄대학교 야구부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쿄대학교는 도쿄 6대학 야구연맹 (東京六大学野球連盟, TOKYO BIG6 BASEBALL LEAGUE)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이 리그는 일본 도쿄에 소재를 두고 있는 도쿄대, 와세대, 게이오기주쿠, 메이지, 호세이, 릿쿄 등 6개 명문대학의 야구부로 구성되어 있는 대학야구 리그로, 현재 현존하는 일본 대학야구 리그 중 가장 긴 역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도쿄대학교 야구부는 이 리그에서 매년 꼴찌를 하며, 유일하게 리그 역사상 우승 경험 ‘0’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바로 체육특기생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무대로 진출할 엘리트 선수들과 겨루는 꼴입니다. 당연히 격차가 클 수밖에 없겠죠? 


그동안 서울대-도쿄대 간 총 7번의 친선 교류전이 있었는데, 도쿄대가 전승을 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2016년 친선 교류전에서는 서울대가 극적으로 귀중한 1승을 올렸는지, 확인하러 가볼까요?





 

8번째로 열린 2016 서울대-도쿄대 야구부 간 친선 교류전은 제주도 서귀포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전망이 아주 좋죠? 

 


 


양국 내빈들의 인사말 및 선물 교환식, 그리고 시구로 이어지는 개회식이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양팀 라인업을 하면서 친선 교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2년 전에 열린 교류전은 도쿄대가 3-1로 신승을 거두며 팽팽한 경기가 이뤄졌었는데요. 올해는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많이 되는 시점입니다! 

 


 


도쿄대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서울대 선발투수인 김현우 선수가 등판하였습니다. 김현우 선수는 사실 서울대학교 Global sport management 과정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생인데요. 서울대학교 야구부와 도쿄대학교 야구부 간 맺은 협정 중 하나로, 대학원생까지 출전을 허용한다는 원칙 때문에 특별히 경기를 뛰게 되었습니다. 김현우 선수는 연세대학교에서 1학년까지 투수로 활동하다가,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의 꿈을 접게 된 비운의 선수인데요. 130km 후반 대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로, 도쿄대학교 야구부에 맞서 선발투수로 등판하게 되었습니다.


1회초 공격, 도쿄대 1번 타자는 기습번트를 시도하며 서울대학교의 내야진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3루수 구본원 선수가 재빠른 대쉬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서울대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어 삼진 및 땅볼유도로 3자 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합니다.


 


 


1회말 공격,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사람이 타석에 들어서있죠? 네, 바로 저 조준희 영글입니다. 저 또한 리틀야구 3년, 그리고 서울대에서 5년째 선수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1번 타자로 출전하여 언더핸드 투수인 Takeshi Miki 선발 투수를 맞이하였습니다. 과연 첫 타석의 결과는 어떨까요?

 


 

 


결과는 2루타입니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아서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오늘 경기의 첫 안타를 뽑아내며 기세를 먼저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하였습니다.

 


 


 


경기의 승부처는 예상보다 빠르게 2회초에 찾아왔습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2루수 정면으로 빠른 타구가 왔고, 서울대 2루수 강종호 선수가 공을 놓치면서 주자 All Safe.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이러한 에러 하나가 분위기를 크게 좌우하게 되는데, 결국 서울대는 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연속 볼넷 및 에러가 이어지면서 결국 8점의 대량실점,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기울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또한 불규칙 바운드로 에러를 하나 했었는데, 이게 지금까지도 너무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ㅠㅠ)

 


 

 

 

하지만 이대로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겠죠. 선수단 미팅을 통해 분위기 및 기세를 올리며 추격을 시작합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저 또한 두 번째 타석에서도 행운의 안타를 치며 출루를 하였고, 투수의 연속적인 견제에도 굴하지 않고 몸을 날리며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후속타자의 적시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도쿄대 선수들의 호수비마저 이어지면서 1점을 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한편, 양팀의 매니저들은 열심히 아나운서 및 기록지 관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요. 야구부에 여자 매니저가 있어서 놀라셨죠? 아마추어 야구, 특히 서울대 및 도쿄대 야구부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랍니다. 매니저들은 각종 행정 및 일정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도맡으면서,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도쿄대학교 야구부 매니저 출신들은 어느 기업이든 Free pass로 입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사회에서 인정을 해준다고 합니다. 서울대 야구부 출신은 그러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실정인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도쿄대 야구부를 통해 실마리를 얻는 듯합니다.

 


 

 


서울대는 제구력 난조로 흔들리는 김현우 선수 대신, 유일한 엘리트 야구선수 출신 이정호 선수를 중간계투로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는데요. 이정호 선수는 중, 고등학교까지 엘리트 야구선수로 활약함과 동시에, 공부 또한 열심히 하여 서울대에 진학한 ‘공부하는 운동선수’ 1호입니다. 현재 군 복무 중이지만, 교류전 기간에 맞추어 휴가를 나왔는데요. 2년 전 1-3으로 패했을 당시, 9이닝 3실점 완투패를 하면서 서울대의 체면을 살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로 인한 훈련량 부족 탓일지, 아니면 급하게 몸을 풀고 나왔기 때문일까요. 좀처럼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연속 볼넷을 내줍니다. 밀어내기 볼넷이 연달아 나오자 서울대는 3루수 구본원 선수를 구원투수로 등판시키면서 반전을 꾀합니다. 하지만 구본원 선수 역시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볼넷을 남발했습니다. ㅠㅠ

 


 


점수 차이가 10점 이상 날 경우 콜드게임으로 끝낸다는 규정이 있는데요. 이에 서울대는 7회말 마지막 공격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2회부터 경기를 이긴다는 생각 대신, 1점만 내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임했는데요. 드디어 경기 막판 찬스가 찾아왔습니다.

 


 



 


안타 및 연속 볼넷으로 얻게 된 2사 만루 찬스. 중요한 순간에 저의 4번째 타석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멀티히트(한 경기에서 2안타 이상 기록하는 것)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좋았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갔습니다. 

1구 직구 볼, 2구 직구 볼, 3구 또한 직구 볼. 

연달아 볼 3개가 들어오면서 유리한 카운트가 되었습니다. 볼넷만 얻어도 1점을 얻는 상황. 이후 여유롭게 투수 공을 기다렸고, 4구는 직구 스트라이크. 1 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오면 치고, 그렇지 않다면 공을 하나 더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마침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와 방망이를 경쾌하게 휘둘렀고, 공은 외야 쪽으로 날아갔지만 좌익수 정면 뜬공으로 아웃되었습니다. 공을 한 번만 더 참아 기다렸어도 되는데,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주자 만루에 풀카운트 상황이면 타자보다 투수가 더욱 긴장하기 때문이죠) 결국 최종 스코어 21-0. 야구 경기라고 믿기 힘든 큰 점수 차로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경기는 큰 점수차로 패했지만, 서로 다른 두 대학에 대해 알아가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대 및 도쿄대 현 지도교수님들께서 각 대학교 및 야구부 문화에 대해 소개해주시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서귀포 KAL 호텔로 자리를 옮겨 리셉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식사 및 간단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야구를 비롯한 언어 및 문화교류 또한 할 수 있었습니다. 

 


 



 


야구부 지도교수 및 주장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퀴즈를 통한 상품증정을 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모습, 사진을 통해 느껴지시나요?

 


 

 


교류전을 처음으로 시작할 때 큰 힘을 쓰신 도쿄대학교 타와 교수님께서 축사를 해주시며 양국의 깊은 우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두 야구부원들은 성산일출봉 및 만장굴에 함께 가면서, 우정을 더욱 돈독히 다질 수 있었는데요. 비행기를 탑승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와 도쿄대학교 야구부, 두 야구부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먼저 양팀 모두 각 리그에서 ‘꼴찌’이지만 꼴찌들 간 큰 실력 격차가 있습니다. 이는 바로 스포츠 문화 및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도쿄대학교 야구부 학생들은 공부와 야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공부만을 중시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던 것입니다. 최근 들어, ‘공부하는 운동선수’ 및 ‘운동하는 일반학생’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두 번째로 야구를 대하는 태도인데요. 도쿄대 선수들은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더라도 대충대충 하는 법이 없으며, 경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는데요. 승패 결과 및 기록에 초점을 두고, 특히 최근 도박 및 승부조작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우리나라 야구 문화와는 한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실력 격차로 인해 큰 점수차로 패배하였지만, 이번 교류전을 통해 가슴 가득히 배우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음과 끈기 있게 도전하는 정신 등 야구를 통해 인생의 덕목과 가치를 다시금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습니다. 2년 후에는 두 팀 모두 발전된 모습으로 더 멋진 교류전을 치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야구 팬 여러분들 또한 서울대야구부 및 대학야구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해당 콘텐츠에 사용된 사진은 모두 영글로비스가 촬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