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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정보통/놀라운 '해운' 이야기

선박지사 새옹지마 (船舶之事 塞翁之馬)

 

 

<출처 : Pixabay>



동해물과 백두산이~♪

다들 TV에서 흘러나오는 애국가 영상을 한 번씩은 보셨을 텐데요. 파란 물결을 가르고 전진하는 거대한 선박이 참 눈이 부시죠? 이렇듯 국내 해운선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드넓은 바다를 누비며 수출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여왔습니다. 

그러나 좋을 때가 있으면 어려울 때도 있는 법. 요 몇 년간 국내 국적선사들의 순항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저와 함께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갈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GO!


 


<출처 : flicker >



이야기에 앞서, 잠깐 퀴즈! 8년 전, 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사건은?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바로 리먼브라더스 사태였습니다. 아니 갑자기 해운이야기를 하다말고 웬 경제냐구요? 해운시장은 조선, 철강 못지않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까지 해운 시장은 오랫동안 성장해 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계속된 경제 호황에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선박으로 물건을 운반하는 양도 크게 증가했거든요. 따라서 운임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선박을 많이 가질수록 이득이었죠.   



▲Shanghai Shipping Exchange 

<출처 : http://en.sse.net.cn/index.jsp >



그러나 금융 위기 발발과 동시에 상황은 역전됩니다. 경제가 주춤함에 따라 소비도 줄어들면서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게 되고,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배가 남으니 당연히 고객을 서로 모셔가기 위해 운임도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죠. 최근 상해해운거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해에서 유럽 구간 당 컨테이너 1TEU당 운임이 2016년 초 평균, 1,232$/TEU에서 지난 3월에는 평균 205$/TEU로 급감했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운임을 찍은 셈입니다. 설상가상 또 다른 어려움도 존재했는데요. 바로 용선료에 대한 부담입니다.



<출처 : Pixabay>



그나저나 용선료? 그 전에 용선이 뭔지 궁금하시죠? 

용선이란 “선박을 빌려 쓴다”는 뜻입니다. 선사들은 선박을 운영할 때 직접 배를 소유하기도 하지만 배를 빌려서 쓰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하나의 배를 운영하는 데는 굉장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해운업의 특성상 엄청난 유지비를 감수할 바에는 차라리 빌려서 쓰는 것이 돈이 적게 들고 훨씬 이득인 셈입니다. 

이렇듯 선박을 빌리게 되면 돈을 내야하는데 이 금액이 바로 용선료입니다. 용선료는 특이하게도 매월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선납을 해야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용선료는 용선계약을 하는 시점으로 협상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액을 결정해야 합니다. 



<출처 : Pixabay>



예를 들어 해운 시장이 호황기였던 시절에 용선계약을 체결했다고 가정하면, 배를 빌리는 입장에서는 배를 빌리려는 수요가 많아 높은 용선료로 금액이 책정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미래에 올라갈 용선료를 생각해보면 손해는 아니죠. 그런데 난데없이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경기침체가 이어지게 되면 높은 용선료를 감당하는 것이 심히 부담스러워질 겁니다. 싸게 빌리려다 되려 더 비싸진 셈이죠. 심지어 대부분 이 용선료는 매달 현금으로 선불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에 더욱 큰 압박일 수밖에 없죠. 

반면에 선박의 과잉 공급으로 인해 낮은 용선료로 협상이 가능할 때, 경기 호황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계약을 한다면, 후에 큰 이득도 볼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는 해운 경기를 포괄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출처 : 본인제작>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해운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자 우리 국적 선사들의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선사들은 현금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자 당장의 빚을 갚기 위해 실적이 좋았던 선박들을 내다 팔았고, 결과적으로 비싼 용선료를 내며 국외 선주들에게 배를 빌리게 되면서 부실이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출처 : 본인제작>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들 하죠? 

정부의 지원과 함께 국적 선사들의 현명한 선박 전략이 힘을 합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돌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외 선주와의 용선료 재협상을 통해서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통찰력을 가지고 좋은 가격에 대형선박을 확보하는데 노력한다면 충분히 재활할 수 있죠! 



<출처 : 본인제작>



더욱이 해운동맹을 강화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도 있는데요.

해운사 간의 동맹을 이용하여 중복노선을 정리하고 선박을 공유하거나 항만 이용료를 깎는 등의 부대비를 절약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함께 도모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해운업계는 현재 4개의 해운동맹을 주축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표 국적선사들이 이들 동맹 가운데 하나씩 가입되어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죠? 



<출처 : Pixabay>



어렵게만 느껴졌던 해운시장! 조금이나마 가까워 지셨나요?   

이처럼 우리나라 국적 선사들이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지혜롭게 한 단계 한 단계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명실상부 세계 5위의 해운강국이라는 타이틀도 끄덕없이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는 다함께 우리나라 해운산업에 힘쓰는 이들의 노고를 응원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나라 해운 선사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