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주문할 수 있고, 직접 전화연결을 하지 않고도 손가락 몇 번으로 음식을 받을 수 있어 요식업계를 들썩이게 한 배달 전문 앱! 하루에도 몇 번이나 TV 광고에 등장하는 이들은 배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 반대의 측면도 존재하는데요. 홍보에 취약한 동네 식당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한편 수수료 지급에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운 물류 이야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외식업계 배달 전쟁, 배달 앱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출처 - 배민/요기요/배달통 공식 홈페이지, 직접 제작>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진 배달 앱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있는데요, 이 세 개 중 주문건수 1위는 단연 ‘배달의 민족’입니다. 트렌디한 광고와 탁월한 마케팅으로 2010년 출시되어 4년 만인 2014년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고, 이후로 더 큰 폭으로 성장해 2017년에는 1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배달 앱 시장에서, 배달의 민족은 점유율 55.7%,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33.5%, 10.8%입니다. 요기요, 배달통도 각각 670억원, 270억원 정도로 매출이 쭉쭉 성장중이죠. 배달 앱, 성장 원인이 궁금해지네요!
음식 배달은 굳이 앱 없이도 그동안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음식점을 한 데 모아둔 것이라면 20년 전부터 배달 음식 책자가 있었고요. 하루에도 서너 개의 배달 전단지가 현관 앞에 붙곤 하는데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배달 어플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원인은 모바일시대의 결제 형태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미리 깔아둔 결제 앱과 지문 혹은 홍채 등의 인증 수단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결제할 수 있는 것이죠. 이는 모바일 쇼핑 호황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시간과 힘을 들이지 않고도 누워서 뭐든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죠. 배달 앱으로 시킨 음식이 배달되면 미리 현금을 찾아놓을 필요도, 띵동 소리에 놀라 지갑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어진 겁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운송자 세 단계면 가능했던 음식 유통이 ‘생산자-배달 앱-배달 업체-소비자’의 4단계로 늘어난 것입니다. 이렇게 중간 과정이 생기면서 광고료, 배달 수수료 등 음식점의 지출이 늘어났지만 음식값을 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배달 앱의 광고 페이지 이용을 안 하면 되지 않냐는 지적도 있지만 광고를 하는 업체가 음식점 목록 최상단에 게재되기 때문에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맛있는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별점순’보다도 ‘앱 추천’ 음식점이 위에 나열되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가게만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낳게 되는 겁니다.
굳이 광고를 올리지 않아도 기본 수수료 자체가 음식 값의 10%니, 적은 것은 아닙니다. 한 달에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 100만원 가량을 배달 앱에 줘야하는 겁니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점은 음식을 만들어 배달 대행업체에 전달하는데 이 때 대행업체 수수료도 건당 3000원대로 무시할 수 없는 지출입니다. 배달 앱 광고를 통해 보이는 매출은 몇 배로 올랐대도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마리에 15000원, 원가 7000원의 치킨을 배달한다고 했을 때 배달 수수료 3500원, 앱 수수료 1500원을 빼면 남는 돈은 3000원 정도, 점주의 인건비 정도만 겨우 남는 건데요. 이 마저도 앱에 광고를 올려 수수료를 내고 있다면 매출은 올라도 이익은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출처 - 배민/요기요/배달통 앱 캡쳐, 직접 제작>
프랜차이즈가 아닌 식당의 경우 홍보나 마케팅 여건이 되지 않아 앱을 통해 광고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배달 앱 시장에서 특정 어플의 점유율이 절반 이상이다보니, 앱 측에서 수수료를 인상하게 되면 식당들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으리라 예상됩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 ‘입찰식 광고’로 업종별 경매를 통해 가장 높은 값을 지불하는 업체를 최상단에, 그 후 순차적으로 광고를 게재하는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배달의 민족 측에서는 한 점포당 월 평균 광고료가 15만원 안팎이며 50만 원 이상 광고료를 지불하는 곳은 전체 중 4%에 그친다고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 앱에서만의 지출이고 업계 상위 세 앱에 모두 광고를 올린다면 그 비용은 그 이상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앱 업체와 음식점주, 그리고 앱 이용자가 모두 윈윈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앱 업체는 첫 화면의 광고비율을 줄이고 실제 고객의 리뷰와 평점을 중심으로 비(非)수수료 광고란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요? 돈만 내면 올라올 수 있는 광고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다면 앱 이용자 수도 늘고 좋은 이미지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매’가 아닌 음식의 질로 승부하는 ‘경선’ 분위기가 확립된다면 요식업계와 그를 둘러싼 다양한 사업에도 좋은 바람이 불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함께 사는 민족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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